문화체육관광부 국립중앙도서관(관장 김희섭)은 국가유산청이 『동국이상국전집』(4책), 『대방광불화엄경소』(1첩), 『삼봉선생집』(1책)의 역사적 희소성과 학술적 가치를 높이 평가하여 국가지정문화유산(보물)으로 지정하고이를 4월 24일 관보에 고시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국립중앙도서관이 소장한 국가지정문화유산은 『동의보감』 등 국보 2종, 『석보상절』 등 보물 14종이 됐다.
『동국이상국전집』은 고려 문인 이규보(李奎報, 1169~1241)의 시문집으로, 세계 최초의 금속활자 인쇄에 관한 내용과 고구려의 건국 신화를 웅장하게 서술한「동명왕편(東明王篇)」을 수록하고 있다. 1241년 아들 이함(李涵)이 초간본을 편집·간행하였으나 오류와 결락이 많아, 손자 이익배(李益培)가 고종의 칙명을 받아 1251년 분사대장도감(分司大藏都監)에서 교정·간행한 중간본이 이번에 보물로 지정되었다. 전집 41권 중 16권 4책만 있는 결본이나, 국내에 전하는 중간본 가운데 수량이 가장 많고 인쇄 상태도 양호하다. 특히 이익배의 발문과 간기가 실린 권41이 포함되어 있어 간행 당시의 정황을 상세히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학술적 가치가 높다.
『대방광불화엄경소』는 중국 송나라의 승려 정원(淨源, 1011〜1088)이 『화엄경수소연의초』에 상세히 주석을 단 불경으로, 『묘법연화경』과 함께 한국 불교사상 확립에 큰 영향을 끼친 경전이다. 이번에 보물로 지정된 자료는 전체 120권 중 권118(1첩)으로, 중국 송나라 판본을 바탕으로 여말선초에 인쇄한 것으로 추정된다. 표지는 상수리나무 열매로 염색한 상지(橡紙)를 사용하고, 표지 제목은 금니(金泥)로 화려하게 필사되어 있다.
『삼봉선생집』은 여말선초 학자이자 문인인 정도전(鄭道傳, 1342〜1398)의 목판본 문집이다. 이번에 보물로 지정된 자료는 그의 증손 정문형(鄭文炯)이 1465년에 초간본을 증보하여 안동에서 간행한 중간본이다. 전체 7권 중 권7(1책)만 전해지지만, 『삼봉선생집』의 간행 및 전래 과정을 이해할 수 있는 간행 기록이 수록되어 있어 사료적 가치가 크다.
국립중앙도서관 현혜원 고문헌과장은 “이번 보물 지정은 도서관이 수집·보존해 온 자료의 학술적 가치와 문화유산으로서의 중요성을 다시금 확인한 사례”라며, “이를 기념해 국립중앙도서관 소장 국가지정문화유산을 홍보하는 영상을 제작·공개할 예정이며, 앞으로도 학술적 가치와 희귀성이 높은 문화유산의 발굴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번에 보물로 지정된 자료 3종은 국립중앙도서관 누리집과 한국고문헌종합목록에서 상세한 서지정보와 해제, 원문 이미지를 확인할 수 있다.
붙임. 보물 지정 자료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