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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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대표 기업 아모레퍼시픽그룹과 그래픽 디자이너 안상수를 비롯한 글꼴 디자이너 15인이 만든 일상 글꼴 아리따, 그 16년을 기록하다길에서 우연히 보는 표지판, 서점에서 만나는 책, 한시도 손에서 놓지 않는 휴대전화 속에서도 우리가 매 순간 만나는 것이 있다. 바로 글꼴이다. 그 수많은 글꼴 가운데에는 일상에서 흔히 접하지만, 사람들은 모르는 긴 이야기를 담고 있는 글꼴도 있다. 이 책 『아리따 글꼴 여정』은 국내 화장품 기업 아모레퍼시픽과 그래픽 디자이너 안상수를 비롯한 글꼴 디자이너 15명이 16년 동안 아리따 글꼴을 만든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보통의 기업 글꼴은 짧은 기간에 완성되기 마련이므로 아리따처럼 16년 동안 기업의 지원을 받으며 글꼴을 완성해가는 경우는 드물다. 하지만 아리따는 당차고 건강한 현대 여성을 이미지 삼아 2004년부터 지금까지 한글 글꼴 아리따 돋움과 아리따 부리, 로마자 글꼴 아리따 산스, 한자 글꼴 아리따 흑체 등 한글, 로마자, 한자, 총 세 개의 언어와 열여덟 종의 글꼴가족으로 개발되었다. 이 책 『아리따 글꼴 여정』에는 그동안 다루어진 적이 거의 없는 이러한 기업 글꼴의 탄생 과정과 글꼴 디자인 이야기, 글꼴 사용 예시, 글꼴별로 디자인에 참여한 디자이너 14명의 인터뷰, 글자를 만드는 과정을 담은 기록 사진, 아리따를 사용한 제품, 도서 등 아리따 글꼴에 관련된 모든 것이 기록되어 있다. 또한 전체 본문은 아리따 글꼴을 사용했기 때문에 실제로 아리따의 사용성을 가늠할 수 있다. 이 책은 한글 글꼴에 관심 있는 해외 독자를 위해 국영문 혼용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글꼴에 대한 전문적인 내용을 알기 쉽도록 설명해 글꼴 디자이너는 물론 평소에 아리따 글꼴에 관심이 있던 독자도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당찬 현대 여성의 이미지를 그대로 글꼴 형태에 담아 기업과 디자이너들이 오랜 기간 함께 만들어낸 나눔 글꼴일반적으로 기업 글꼴은 글꼴 디자이너에게 필요한 글꼴만 짧은 시간 안에 디자인해달라고 의뢰하는 경우가 많다. 이 책에 담긴 한 디자이너의 인터뷰에서도 한 달 만에 글꼴을 만들어달라고 의뢰가 오는 일이 비일비재한 글꼴 디자인 업계에서 하나의 글꼴을 위해 16년이라는 시간을 들이는 것이 흔하지 않다고 말한다. 아리따 글꼴은 16년 동안 묵묵히 진행 과정을 지켜보고 뒷받침해준 아모레퍼시픽이라는 기업과 의뢰한 기업은 물론 디자이너와 일반 사람들까지도 사용하는 데 불편함이 없도록 그 사용성에 맞춰 글꼴을 디자인하고 확장해온 디자이너의 노력이 함께 만들어냈다고 할 수 있다. 아리따는 기업 전용 글꼴로 개발되었지만, 저작권을 표기하면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나눔 글꼴이다. 여기에는 대중에게 널리 알려져 문화 나눔의 가치가 공유되기를 바라는 기업의 마음이 담겨 있다. 아리따 글꼴의 디자인은 공자의 시집에 등장하는 ‘요조숙녀’를 이미지로 ‘건강한 아름다움’ ‘여성성’ ‘현대성’을 주제어로 삼아 진행되었다. 단아하고 지적인 멋을 풍기는 인상은 부드럽게 휘어진 글자 줄기, 유연한 획의 움직임, 곡선이 강조된 형태 등 손글씨의 움직임을 그대로 반영해 아름답게 완성되었다. 하지만 하나의 이미지를 글꼴로 만드는 과정은 절대 쉽지 않았던 듯 보인다. 아리따 돋움 총괄 디렉터 한재준이나 아리따 산스 수석 디자이너 피터 베르휠, 아리따 부리 책임 디자이너 류향희 등 각 글꼴별 디자이너의 인터뷰와 기록 사진을 보면 기업 글꼴로서 기업이 원하는 이미지를 함께 담으면서 아리따의 주제어를 어떻게 글꼴에 표현해야 할지 고민한 흔적을 엿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한 고민 덕분에 아리따는 지금에 맞는 여성의 이미지, 건강하고 당찬 아름다움을 지닌 글꼴로 만들어져 나눔 글꼴로 일상에 자리 잡았다고 할 수 있다. 우리말 용어 개발의 중요성, 디자이너들의 협업 이야기 등 다양한 이야기가 담긴 글꼴 디자인 책 이 책 『아리따 글꼴 여정』에는 글꼴 디자인에 대한 이야기와 함께 한 번은 생각해봐야 하는 이야기도 담겨 있다. 바로 우리말 용어 개발의 중요성이다. 아리따에는 부리, 추임 등 우리말에서 따온 용어들이 눈에 띈다. 외래어 용어를 보편적으로 사용해왔던 글꼴 디자인 업계에서 글꼴을 만들며 우리말 용어를 개발하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아리따 프로젝트에서는 사용자의 이해를 높이기 위해 우리말 용어를 만들고 개발 과정에서 직접 사용한 디자이너들의 노력도 함께 엿볼 수 있다. 이외에도 로마자 글꼴과 한자 글꼴을 만들기 위해 국내 디자이너는 물론 중국, 네덜란드 등 해외 디자이너와의 협업이 어떻게 이루어졌는지 그 과정에 대한 이야기도 흥미를 끈다. 길지 않은 기간이었던 만큼 많은 이야기를 담긴 아리따 글꼴. 이 책 『아리따 글꼴 여정』을 통해 긴 시간 동안 씨앗을 뿌리고 아름드리나무로 성장한 아리따의 여정을 함께 따라가 보다 보면 하나의 글꼴이 어떻게 일상에 자리 잡을 수 있었는지 그 비결과 노력을 알 수 있을 것이다.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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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ction 1. 아리따 말씨가족꼴너비 디지털 따옴표로마자 매뉴얼 바탕 생각 삐침속공간 씨앗 인상 저작권 짜기 추임 코드 탐색 표정활용 Section 2. 아리따 글씨타임라인 아리따 돋움-한재준, 이용제 아리따 산스-미셸 드 보어, 피터 베르휠아리따 부리-류양희아리따 흑체-주즈웨이, 류위, 장쉬안아리따와 사람들
판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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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아모레퍼시픽프로젝트 관리: 허정원, 이오경, 강유선제작: (주)안그라픽스총괄 디렉터: 김성훈아트 디렉터: 안마노콘텐츠 디렉터: 윤주현디자인: 박유선, 양효정디자인 도움: 노서아, 우수민자문: 노은유리서치: 김지화, 박윤수, 이민주, 이홍유진편집: 서하나교정·교열: 소효령번역: 이기은, 김현경번역 감수: 리처드 해리스인쇄: 효성문화발행일: 2020. 8. 1펴낸이: 안미르펴낸곳: (주)안그라픽스 10881 경기도 파주시 회동길 125-15
요약.본문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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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따는 ‘건강함’ ‘아름다움’ ‘모던함’의 주제어를 유기적인 형태로 담았습니다. ‘곧은 기역(ㄱ)’ ‘손글씨의 곡선’ 등 인상을 좌우하는 형태에서 지읒(ㅈ)과 비읍(ㅂ)의 모양, 시옷(ㅅ)의 내림, 이음보의 연결 방법에 이르기까지 글꼴의 특징을 세밀하게 다듬었습니다.「아리따 말씨-형태에 관해」에서아리따 부리는 본문용 글꼴의 미덕인 ‘보편성’과 기업용 글꼴의 필요성인 ‘개성’ 사이에서 균형을 맞추기 위해 여러 차례 논의했습니다. 그리고 ‘새로운 탐색’이라 불린 6차와 7차 회의를 계기로 현재의 형태가 되었습니다. 본문용 글꼴은 매일 먹는 쌀밥과 같습니다. 새로운 쌀 품종을 개발하듯 아리따를 만들었습니다. ‘아리따’는 다양한 쌀로 밥을 지어 맛을 보는 것과 같은 과정으로 오랜 시간을 거쳐 탄생했습니다.「아리따 말씨-탐색」에서아리따 돋움 프로젝트는 글꼴에 기업의 정체성을 반영하는 것을 고민해본 첫 번째 프로젝트였다. 성공인지 실패인지는 시간이 지나면 다시 평가받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좋은 점과 아쉬운 점이 모두 있다. 건강한 여성미를 어떻게 글자체에 표현하면 좋을지 많이 고민한 것은 좋은 경험이었다. 2018년 『글짜씨 16: 타입 디자인』에 「한글 글자체의 인상」이라는 글을 쓴 것도 아리따 돋움 작업의 영향이었던 것 같다. 아리따 돋움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아모레퍼시픽’을 생각했을 때 떠오르는 인상이 무엇인지 계속 고민했다. 이러한 과정은 흔치 않다. 지금도 한 달 내외로 글꼴을 기획해달라는 요청을 받는다. 아리따는 그렇지 않은 좋은 사례였다.「아리따 돋움-이용제」에서아리따 산스의 제작 과정은 치열했다. 아모레퍼시픽 브랜드의 핵심 가치를 담고 아리따 돋움과 조화시키기 위해 안그라픽스와 긴밀하게 소통했다. 피터와 나는 앞서 말한 가치를 구현하고 글꼴의 품질을 높이기 위해 자주 만났다. 수많은 자문을 거치고 이후 확장하게 될 로마자 이탤릭과 세리프 글꼴을 위해 몇 가지 초기 실험을 진행하며 프로젝트를 확장했다. 당시의 결정이 결과에 어떤 영향을 줄지 알 수 없어 예기치 못한 문제를 피하기 위해 안전하게 몇 가지 테스트를 진행하고 작업했다.「아리따 산스-미셸 드 보어」에서곧은 기역(ㄱ)은 아리따 돋움에서 이어받았다. 균형 있게 그리기가 무척 어려웠지만, 아리따 글꼴의 가장 큰 특징이며 아리따 돋움과의 연결성을 가장 확실하게 보여주는 형태이기 때문에 중요하게 생각했다. 글자를 그리며 가장 신경 쓴 부분은 부리의 모양과 크기였다. 부리의 모양은 맺음 모양에 영향을 주고, 부리의 크기는 글자의 가독성과 인상을 결정한다. 붓의 움직임을 상상하면서 다른 획들의 움직임을 함께 정리했다. 개인적으로 세로획의 맺음 부분을 좋아한다. 버선코와 한옥 처마의 곡선은 과한 인상이 없다. 맺음에서 그 인상이 표현된 것 같아 만족스럽다. 「아리따 부리-류양희」에서아리따 흑체는 세 팀이 끊임없이 토론하고 연구하고 부딪혀 얻은 결과물이다. 디자인의 바탕 생각을 정립하는 것에서 브레인스토밍을 통해 디자인을 개발하고 최종 방안을 확정하기까지 모두 한국 측과 중국 측의 깊은 고민 끝에 결정되었다. 3년에 걸친 디자인 기간은 기나긴 마라톤 같았다. 디자인 공모에는 총 열여섯 명의 디자이너가 참여해 열다섯 종의 시안을 선보였다. 경험이 풍부한 글꼴 전문가와 그래픽 디자이너를 초청해 여러 차례 워크숍을 진행하며 선택의 범위를 좁혀갔다. 한국과 중국을 오가며 정기 회의를 진행하고, 수십 개의 시안을 놓고 선별과 수정을 반복했다. 모든 단계를 토론을 통해 추진하는 방식으로 작업을 엄격하게 관리했다.「아리따 흑체-류위」에서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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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따가 자라온 과정은 차나무의 생장과 닮았습니다. 차나무는 키가 작습니다. 봄이면 화려한 꽃 대신 여린 잎으로 존재감을 드러냅니다. 하지만 땅 위의 소박한 모습과 달리 아래의 뿌리는 매우 거대합니다. (중략) 아리따 또한 많은 분의 애정을 자양분으로 어느덧 한글, 로마자, 중국의 한자까지 향기롭게 그 영역을 넓혔습니다. 품격 있는 말씨와 글씨는 진정한 아름다움입니다. 아모레퍼시픽은 아리따를 ‘멋지음’으로써 아름다운 말씨와 글씨를 지니기 시작했습니다. 이제 아리따로 세상과 이야기합니다. 그리고 여기에서 아리따의 이야기를 나누려 합니다.-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대표이사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