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책] 시간의 기술
시간의 기술
  • ISBN
    978-89-7059-946-5 (94540)
  • SET ISBN
    978-89-7059-937-3 (94540 ) 정보확인
  • 저자
    지은이: 김광현
  • 제본형식
    종이책 - 무선제본
  • 형태 및 본문언어
    199 p. / 한국어
  • 가격정보
    13,000원
  • 발행(예정)일
    2018.03.05
  • 납본여부
    납본완료
  • 발행처
    안그라픽스 - 홈페이지 바로가기
책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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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을 공간의 예술이라고 하지만, 가장 정확하게 표현하며 건축은 ‘시간의 기술’입니다. 이 말은 결코 어려운 개념어가 아닙니다. 주택을 증개축하는 것. 이것이야말로 시간의 건축이고, 시간의 기술입니다. 자라고 손대고 고치며 생활이 누적된 누군가의 주택을 증개축한다는 것은 공간을 설계하기 전, 시간을 설계하는 것입니다. 증개축을 시간으로 생각하지 않아서 그렇지, 건축의 시간은 늘 아주 가까운 곳에서 얼마든지 발견됩니다.

지어진 지 몇 백 년 동안 줄곳 서 있는 사찰을 바라보면 그야말로 깊은 시간을 느끼게 됩니다. 건물만이 아니라 땅, 담장, 담장의 돌, 돌 사이의 풀들. 이 모두에 건축의 시간이 들어가 있습니다. 시간은 내가 무엇을 하든 아무 상관없이 흘러갑니다. 그러나 시간이 건축을 만나면 흘러 나가지 못하고, 건물의 물질 속으로 천천히 흘러들어가 그 안에 멈춥니다. 사람이 하루에 가장 많은 시간 지내는 곳이 집인데, 이렇게 흘러들어간 시간이 멈추어 매일 건축과 만나는 것을 생활이고 일상이라고 부릅니다.

건축을 공간으로 보면 몸이 공간 안에서 머물고 움직이는 것을 뜻합니다. 그런데 건축을 시간으로 본다함은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어떻게 변하는지를 생각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건축에서 시간은 생활, 일상, 이동, 증축, 리노베이션, 풍화, 지금, 과거와 미래, 성장, 변화, 일시적, 기억, 지속과 같은, 살아가면서 직면하는 그야말로 근본적인 질문과 함께 나타납니다. 시간으로 건축을 생각하고 설계하는 것은 숨어 있는 비밀을 찾아 풀어내는 매우 흥미로운 작업이 됩니다.

근대건축은 순간의 시간에 입각했고, 오늘의 건축은 빠른 속도로 움직이는 도시인의 생활 경험을 깊이 인식하고자 합니다. ‘지속가능한 건축’이라는 중요한 과제도 그 속을 따지고 보면 결국 지속하는 시간과 경과 속에서 건축을 어떻게 설계해야 하는가를 묻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내가 생각하는 건축의 시간이 순간의 시간인지, 최신의 시간인지, 움직임에 대한 시간인지, 지속하는 시간인지, 늘 있어 왔던 시간인지에 따라 건축을 대하는 근본적인 태도가 달라질 것입니다.

건축의 시간은 나만의 독장척인 건축을 만들기보다, 건축이 이 사회에 무엇을 더 할 수 있는지를 묻게 합니다. 그래서 건축의 시간은 건축을 현실과 사회 속으로 들어오게 하고, 사회적, 공동체적, 환경 전체의 자산 등에 주목하게 합니다.

또한 건축설계는 치밀하고 광범위한 기술의 산물입니다. 건축에서 기술은 수단만이 아닙니다. 기술은 표현을 합니다. 기술은 건축과 아무런 관련이 없이 이 시대를 바꾸고 사람의 인식도 변화시킵니다. 그래서 건축은 기술을 모델로 삼기도 합니다. 건축가는 기술에 대해 말하고 시대를 이끄는 이데올로기의 실천 수단으로 이해하기도 합니다.

그런가 하면 기술은 건축과 관련하여 이렇게 많은 개념을 낳습니다. 생산과 관련하여 공업화, 기계화, 분업화, 경량화, 요소와 관련하여 요소화, 부품, 기능분화, 재료와 관련하여 균질, 투명, 비물질, 사회와 관련하여 상품화, 자본주의화, 대량생산, 기술 수준과 관련하여 하이테크, 하이테크, 로우테크, 환경제어 등이 있습니다. 이 모두가 설계와 관련되어 있습니다. 이 책은 건축에 대해 기술이 얼마나 할 일이 많은지를 여러 개념어로 설명하고자 했습니다.

나무는 인류가 최초로 건물을 짓기 시작했을 때 사용했고, 지금도 흙집에는 세계 인구의 30%인 약 15억의 인구가 살고 있으며, 벽돌은 8,000년 동안 사용되어 왔고, 콘크리트는 고대 로마 시대부터, 철골 구조는 18세기부터 사용했습니다. 건축은 첨단 기술로 그려지고 생각하고 지어지고 적용됩니다. 인류 최초의 재료, 8,000년 전의 재료, 고대 로마 시대부터의 재료, 18세기에 생긴 재료가 함께 한 건물에 사용됩니다. 건축이야말로 인간이 개발한 모든 기술과 재료가 시간과 함게 모이는 ‘큰 기술’입니다.

목차
    펼쳐보기
    제1장 건축과 시간

    제2장 건축과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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