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계 이슈  

 

 

 

1. 정책 추진 배경

  주 5일 근무가 정착되면서 과거 경제 발전에 매진하느라 등한시되어 온 삶의 질을 추구하는 사회 분위기가 확산되었다. 그러면서 공공도서관에 대한 국민의 관심과 요구가 증가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사회 현상이 되었다.

  이러한 요구의 목소리는 2004년 5월 27일 국정과제회의에서 공공도서관의 야간 개관을 확대하라는 대통령의 지시로 이어졌고, 2006년 9월 20일 “사회 서비스 확충 및 일자리 창출 보고대회”를 통해 ‘주간에 도서관을 이용하기 어려운 지역 주민을 위하여 공공도서관 개관 시간을 연장하여 대국민 서비스를 확대’하고 ‘야간 이용자에게 도서관 서비스를 제공하는 인력을 신규 채용하여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2가지 목적으로 “공공도서관 개관 시간 연장” 사업은 시작되었다.

  ‘사회 서비스 일자리 창출 사업’은 양극화ㆍ민생대책위원회에서 대통령 자문을 하고 기획예산처 양극화ㆍ민생대책본부에서 총괄, 11개 부처에서 주관하여 지방자치단체와 민간단체에서 시행하는 사업이다. 2007년부터 2010년까지 해마다 일자리를 20만개씩 확충하여 총 80만개를 창출하는 것을 목표로 2007년에는 1조 2,945억원을 투입하여 39개 사업을 추진하는 중요한 국책 사업이다. “공공도서관 개관 시간 연장”은 이 중 하나의 사업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겠다.

 

2. 시작부터 난관에 부딪혔던 문제들

  이 사업을 처음 담당했던 곳은 국립중앙도서관이었다. 국립중앙도서관은 사업 시작에 앞서 514개 공공도서관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하였는데, 그 결과, 응답한 306개 도서관의 89%인 273개 공공도서관이 개관 시간 연장에 반대하였고, 설상가상으로 지방비 확보 가능성 여부가 검토되지 않은 채 국고 보조금이 확정되어 사업은 시작부터 순탄하지 않았다.

  그러나 사회 서비스 일자리 창출 사업의 일환으로 문화시설의 야간 개관이 결정되었고, 2006년 11월 20일부터 우선 지역 대표도서관인 16개 공공도서관에서 운영을 시작하였다. 지방비 확보의 어려움은 2007년까지 이어져, 2007년 상반기가 지난 시점에서도 지방비 확보율 61%라는 어려운 상황은 계속되었다.

  2007년 6월 11일, 문화관광부에 신설된 도서관정보정책기획단이 이 사업을 국립중앙도서관으로부터 이관 받으면서 이 사업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점을 조사하고 향후 정책 추진에 반영하기 위하여 8월 중순부터 43개 공공도서관에 대해 실사를 강행하였다.

  도서관정보정책기획단의 적은 인원으로 전국의 43개 도서관을 돌아보는 것은 쉽지 않은 일정이었으나 실제 운영하는 도서관을 둘러보고 담당자들의 고충을 들어봄으로써 도서관 사서들이 어려운 여건 속에서 얼마나 힘들게, 그러나 사명감을 갖고 이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지 파악함과 아울러 사업 추진상의 문제점을 확인하는 계기가 되었다. 또한 매월 행정자치부가 주최하는 『시ㆍ도 부시장ㆍ부지사 회의』에 지방비를 확보하여 내실 있는 사업이 될 수 있도록 요청함으로써 동 사업은 점차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3. 2007년 감사 지적 내용

  하반기에 들어서면서 이 사업은 지방비가 확보된 도서관과, 뒤늦게 사업을 시작하는 도서관이 점차 늘어나면서 도서관 이용자 증가율이나 예산 집행 실적 등이 점점 안정되어 가고 있었다. 그러나 예산이 대규모 도서관과 소규모 도서관 모두에게 동일하게 책정되면서 예산 집행의 부담을 갖는 도서관들이 생기기 시작했고, 『사회 서비스 일자리 창출 사업』에 대한 감사원 감사가 이루어지면서 이 사업의 문제점들이 드러나게 되었다.  

  첫 번째 지적 사항은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설문조사 결과 호응도가 낮았다는 것은 추진 의지가 부족하고, 지방비 확보가 불투명한데도 무리하게 사업을 추진함으로써 성과가 저조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었다. 실제로 지방비를 확보하지 못한 곳에서는 새로운 직원을 채용하지 않고 기존 직원으로 연장 운영하였고, 또 다른 도서관에서는 지방비 확보가 어려워 국고 보조금 교부 신청을 하지 않고 있었던 사항들이 모두 지적되었다.

  또한 연장 운영 시간에 이용자 수가 적었던 점에 대한 상황 관리 미흡 역시 문제가 되었다. 홍보를 좀더 강화하고 시설 미비나 운영 미숙에 그 원인이 있을 경우 이를 보완하거나, 기본적 수요가 적으면 연장 운영을 중단하고, 연장 운영 시간에 이용자가 많은 도서관으로 예산을 재배치하여 조정하는 등 적극적 운영을 요구하였다.

  이와 더불어 이번 감사에서 예산 집행상의 문제가 거론되었다. 처음 예산 배정 시, 도서관의 규모나 이용자 수를 고려하지 않고 획일적으로 배정하여 예산 집행 실적이 도서관별로 큰 편차를 보였고, 일부 도서관에서는 남는 예산을 연장 운영과 관계없이 도서관 의 전기요금, 가스요금 등 공공요금 전체를 연장 운영 예산에서 지출함으로써 부적절한 예산 사용이 있었다는 것이다. 이는 경상적 경비에 속하는 기관 운영비를 사회복지사업 예산에서 지출한 것으로 예산 관계 법령에 어긋나는 것이다.

  또한 몇몇 도서관에서는 연장 운영을 위해 채용할 인력을 위한 인건비가 정규 시간(09:00~18:00) 근무자에게 사용되고 있어, 역시 ‘목적 외 사용’이라는 주의를 받았다.

 

4. 주민에게 사랑받는 야간 공공도서관

  지금까지 어렵고 부정적인 이야기가 계속 이어졌지만, 지난 8월 전국적 실사를 통해 공공도서관 개관 시간 연장 사업이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성실하게 일하는 사서들의 노력에 의해 이용자들에게 호응을 얻으며 자리를 잡아가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이용자의 꾸준한 자료실, 열람실 이용 증가와 함께 연장된 개관 시간에 다양한 문화 프로그램들이 운영됨으로써 주민들에게 한 걸음 더 다가가는 친숙한 도서관, 사랑받는 도서관이 되었음을 알 수 있었다.  

  이제는 증액을 요구하는 도서관, 사업에 동참하겠다고 새로 신청하는 도서관이 날로 증가하고 있다. 그만큼 주민들에게 도서관은 항상 열린 공간으로 자리 잡았으며, 더 이상 도서관들이 전과 같이 평범한 서비스만으로는 호응을 얻지 못할 뿐 아니라 그런 상태가 계속된다면 결국 도서관이 주민들로부터 지지를 받지 못하고 도태되어 버릴 수도 있다는 것이 이 사업을 실시함으로써 여실히 증명되었다.

  이제 어느 지역이건 가장 늦게까지 불이 켜져 있는 건물은 도서관이고, 그 속에서는 주민들이 시간가는 줄 모르게 문화와 지식의 향기에 밤늦도록 심취해 있을 것이다. 또한 그곳에는 옆에서 말없이 그들을 도와주며 가슴 뿌듯해하는 사서가 있을 것이다.

 

5. 2008년 사업은 이렇게 진행된다

  2008년은 이용자 요구 증가에 따라 지속적으로 이 사업을 운영하고 적극적인 홍보를 통해 긍정적 효과를 확산시켜 가는 것이 주요 목표이다. 더 많은 주민들이 이용하여 도서관이 활성화되어야 사업 효과가 더욱 커지고 나아가 도서관의 위상이 더욱 높아지기 때문이다.

  2008년 예산은 현재(11월 26일) 42억원으로, 2007년에 비해 감소된 금액이다. 이는 사업 초기, 예산 집행 실적이 저조했던 점이 감안된 것으로 파악된다. 기획단에서는 내년 예산이 기획예산처에서 확정된 시점에서 각 시ㆍ도ㆍ교육청에 지방비 확보를 요청하였고, 사업 운영 예정 도서관 신청에서는 당초 예상한 80개관의 약 50%가 증가한 119개관이 신청하였다.

  지원 예산의 배정은 감사 지적 사항을 적용하여 아래 표와 같이 야간도서관 운영 규모에 따라 차등 지원할 예정이다.

  2008년에는 참여하는 모든 도서관이 적절한 예산 집행과 인력 운용으로 더욱 내실 있는 사업이 되도록 노력하여 도서관의 이미지를 높여 주기 바란다.

    글|정진호ㆍ도서관정보정책기획단 정책조정팀 사무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