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책 * 서평  

 

대학도서관 : 변화와 발전

John M. Budd / 학술정보교류협의회 옮김. 유로서적. 2007. ISBN 9788991324268. 17,000원
원서 명 : The Changing Academic Library : operations, culture, environments
 

  세상 이치가 그렇듯이, 도서관 현장도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다. 요즘은 그 변화의 속도나 폭이 너무 커서 정신을 차리고 대응하기도 쉽지 않다.

  대학도서관은 다른 곳보다도 더 그런 변화를 실감하고 있다. 거기에 더해서 대학 사회나 학술 세계의 변화가 도서관의 변화에도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러한 변혁의 시대에는 사람의 의지와 실력, 태도가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가를 결정짓는 핵심적인 요소가 된다. 우리가 요즘 평생학습 시대라고 부르짖는 것은 바로 그러한 변화를 주도해 나가야 할 사람들의 역량 강화가 시도 때도 없이 중요해 졌기 때문이다.

  도서관 현장의 변화도 결국은 도서관 현장 사람들의 역량에 따라 그 과정과 결과가 만들어 진다고 할 때, 현장 사서들의 책임과 과업이 막중하다 할 것이다. 대체로 도서관들은 서로 협력해서 힘을 모아 변화에 공동 대처하는 것이 필요하고, 사서들에게는 변화를 이끌어 갈 튼실한 실력을 갖추는 일이 중요하다. 이 두 가지 활동의 결과로 이 책이 우리에게 주어졌다고 생각하니 의미가 남다르다.

  이 책은 대학도서관 상호 간 유대와 협력을 강화하고, 학술 정보 및 다양한 정책 교류를 통해 회원 도서관과 대학도서관 발전에 기여할 목적으로, 1998년 5개 대학(경희대, 고려대, 성균관대, 연세대, 한양대) 도서관이 모여 만든 학술정보교류협의회에서 두 번째 성과물로 내 놓은 책이다.  비록 다른 나라 사례를 담고 있기는 하지만, 요즘 학술 세계가 국제화되어 그들의 문제의식이 우리나라 대학과 도서관의 문제의식과 별반 다르지 않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 책에서는 대학도서관을 둘러싼 환경의 급격한 변화의 양상을 분석하고, 그에 대응하는 주제들에 대해 진지하게 다루고 있다. 앞부분에서 대학도서관을 연구하는 이유 등(1장)과 조직 문화와 고등 교육(2장), 학술 커뮤니케이션 시스템(3장), 대학에 대한 인식(4장), 운영기구(5장)에 대해 분석한 후, 이후 본격적으로 대학도서관의 조직과 경영(6장), 도서관과 예산(7장), 장서(8장), 전자 정보와 대학도서관(9장), 대학도서관의 커뮤니티(10장), 대학도서관 사서(11장)에 대해 다루고 마지막으로 미래의 전망(12장)을 내 놓고 있다.

  이 책은 도서관 현장에서 일하고 있는 사서들이 일 속에서 시간을 쪼개 함께 작업한 결과로 번역된 것이다. 전문 연구자는 아니지만, 현장 사서들의 손으로 번역됨으로써 한국적 대학과 도서관 현실을 좀 더 반영할 수 있었다고 생각된다. 다소 분량도 많고 다루고 있는 주제 분야도 넓기는 하지만, 대학도서관의 오늘을 충실하게 꾸려가고 새로운 미래를 개척하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한번은 도전해 봐야 할 책이다. 저자가 각 장 끝부분에서 던진 질문에 스스로 답하다 보면 도서관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에 대해 좀 더 명확하게 인식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학술정보교류협의회는 이것으로 두 번째 책을 펴냈다. 그렇다면 첫 번째는 무엇이었을까? 『사서 실무 영어회화』(2004)였다. 계속해서 현장의 고민을 담아 책으로 펴낸 협의회와 현장 사서들에게 찬사를 보낸다.

이용훈(한국도서관협회 기획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