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아트, 예술제본, 나만의 책 만들기는 어떻게 다른가?

‘북아트’, ‘예술제본’, ‘나만의 책 만들기’는 두루뭉술하게 보면 오십보백보(五十步百步) 아니냐 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그러나 도통 책이라는 물건에는 눈길조차 주지 않는 사람이라면 몰라도 ― 가령 잡지책이나 만화책처럼 그림 많은 책만 본다고 하더라도 ― 세 가지는 조금씩 다른 영역에 속한다.

나만의 책 만들기 열풍은 몇 년 전에 ‘아이올리브’가 지하철 광고를 시작하면서 우리에게 익숙해졌다. 아이올리브와 같은 벤처기업에서 선보인 나만의 책 만들기는 맞춤형 출판 또는 주문제작형 출판의 한 가지 형태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당시에는 큰 인기를 끌지 못하다가 최근 몇몇 포털사이트의 블로그나 미니홈피와 연계해 책을 만들어 다시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다시 말해서 나만의 책 만들기는 대량 인쇄를 거쳐 서점에 배포되는 책이 아니라 개인이 소장하기 위해 혹은 선물하기 위해 소량으로 만드는 책인 셈이다.

그러나 어찌 보면 서점이나 도서관에서 만날 수 있는 저자의 권위에 압도되는 책이 아니기에 더 정겹고 소박하게 느껴진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쓴 편지를 묶어 선물하거나 개인 문집을 만들거나…. 나만의 책은 나만의 이야기를, 나에게 의미 있는 몇몇 사람들과 공유하는 책인 셈이다.

더 오래, 더 아름답게 : 예술제본
미술작품보다 더 아름다운 책 만들기 : 북아트

북아트와 예술제본이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기 시작한 시기는 거의 비슷하다. 그러나 차이가 있다면 북아트는 대중적인 반면 예술제본은 북아트만큼은 대중적이지 못한 점이다. 예술제본은 엄밀하게 말하면 없던 책을 새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있는 책을 더 오래, 더 아름답게 보관할 수 있도록 다듬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비유하자면 복원미술과 같다고나 할까.

북아트는 미술과 책의 만남이라고 생각하면 쉽다. 여러 어린이도서관이나 문화센터뿐만 아니라 교과과정에도 널리 활용될 만큼 이미 친숙한 용어다. 입체책(팝업북) 만들기, 휴지심이나 택배상자, 우유팩 등 여러 가지 재활용품을 이용한 책 만들기 등 어린이들이 경험하고 느낀 것을 직접 글로 쓰고 생활 속 재료를 활용해 다양한 형태의 책으로 만들어보는 것이다. 그리고 엄마가 직접 만들어주는 동화책 등 어린이들에게는 그 활용 범위가 넓다.

또 북아트는 성인들에게는 나만의 노트 만들기로 많이 알려져 있다. 주로 직접 손으로 제본한 노트를 좌판이나 인터넷 사이트를 이용해 판매하기도 한다. 만든 사람에 따라 각각 다를 뿐 아니라 한 사람이 똑같은 재료를 이용해 만들더라도 그때그때 작품이 달라지기 때문에 세상에 단 하나뿐인 작품이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