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책 * 서평

 

감리교어린이도서관협의회, 2006, ₩15,000

골목마다 교회마다 어린이도서관을 설립해서 아이들을 위한 새로운 지역문화를 만들기 위해 6년 전부터 함께 모여 활동하고 있는 감리교어린이도서관협의회가 2005년 가을 제1회 도서관학교를 열었다. 그 당시 발표된 내용을 다시 정리해서 이번에 책으로 발행한 것이 이 책이다. 2004년 어린이도서관연구소가 발행한 《어린이도서관 길잡이》와 비슷하면서도 또 나름의 뚜렷한 목적과 목표, 그리고 분위기를 지니고 있다.

종교적 영역에 속한 교회가 왜 어린이도서관을 설립, 운영하게 되었는가? 그것은 우리 사회의 보편적 문제인 육아와 교육문제에 대해 교회가 어떻게 응답할까 하는 고민에서 시작했다고 한다. 어린이도서관이 지니는 스펙트럼이 매우 넓다는 점을 경험으로 확인한 것이다.

종파와 계층, 계급을 넘어 어린이도서관이라는 마당에서는 많은 장벽을 허물고 서로가 이웃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은 일회적이거나 소모적인 반짝 사업에 치중하던 교회에 신선한 깨달음의 경험을 주었다. 어린이도서관은 어린이뿐 아니라 어른들은 물론 지역공동체의 기반이 되는 사랑방으로서 충실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게 된 적지 않은 교회들은, 어린이도서관 설립과 운영에 참여하게 된다.

이 책은 교회에서 설립, 운영하는 어린이도서관의 의미, 현황과 비전, 운영자인 사서와 공간구성 문제는 물론 도서관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어린이책에 대한 내용도 담고 있어, 단순히 도서관 운영에 필요한 기술적 기반뿐 아니라 어린이도서관과 책에 대한 이론적, 이념적 기반을 되짚어 보는 데에도 도움을 준다. 특히 강좌를 다시 정리하면서 강좌가 진행된 당시 질문하고 답변한 내용도 함께 수록하고 있어 실제 이론적 수준에서 생동감 있는 상상력의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있다.

도서관계, 특히 공공도서관 부문에서 어린이도서관은 시급히 정성으로 끌어안아야 할 부문이 되었다. 도서관에서 어린이 대상 서비스는 결코 소홀하게 취급되거나 우선순위도 뒤로 밀려서는 안 된다. 앞으로 공공도서관들이 지역에서 가장 필요하고, 또 잘 할 수 있는 핵심서비스로 어린이에 대한 도서관 서비스를 상정하여야 할 것인 바, 늘 평소에도 어린이도서관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충실한 현황 파악을 통해 지역 내 어린이들에게 최고의 기쁨을 선사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그렇게 하려고 할 때, 비록 이 책이 교회라는 종교적 틀 안에 있는 어린이도서관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지만, 그 같은 점만 고려한다면 충분히 어린이도서관에 대한 새로운 시각과 현장성이 풍부한 경험들을 접하는 데 부족함이 없을 것이다.